아산신수다원-서산부석다원

노송을 저승으로 보낸 곤파스

운학처사 2010. 9. 4. 22:37

2주만에 다원을 보러 갔다. 일기가 고르지 못하여 자주 가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9월 1일 ~2일에 우리나라를 강타한 곤파스 태풍의 피해가 어느정도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기고, 또 말로태풍이 온다고 하니 미리 준비할 사항이 있는가 점검하기 위하여 일찍 핸들을 잡았다.

서산시내를 지나는 중에 가로수 하나가 부러진 것을 발견하였다. 서산시 가로수는 소나무로 되어 있다. 해안가에 소나무가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로수를 소나무로 정하여 식재한 도시는 매우 적다. 볼수록 고아한 멋에 놀라곤 한다. 서산시민들의 높은 안목이 존경스럽다.

시내를 빠져나가 인지면 애정리 유방택천문대 옆의 도로를 지나는 순간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많은 횟수를 지날 때마다 늘 감탄하고 심신을 쉬기도 한 소나무 밭이 폭격을 맞은 것같이 아름드리 노송이 쓰러지고 부러지고 찢어지고 하여, 울창한 숲이 훤한 하늘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니 내 일생에 처음 보는 일이다.

천문대 인근에 송곡서원이 있다.

솔밭에 둘러 싸여 운치가 있고 역사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그 입구에 수백년 묵은 듯한 향나무가 죄우에 두그루 있다. 내가 견문이 좁아 그런지 처음 향나무를 보는 순간 벌린 잎을 다물지를 못하였다. 그 때 사진이 어느 곳엔가 있을 텐데 찾기가 어렵다. 세상에 이렇게 큰 향나무가 있다니!

악랄한 곤파스는 악마의 발톱을 이 유구한 향나무에게도 사용한 것이 틀림없다. 그 고풍스럽과 당당한 모습은 어디 갔는지 상처투성이 인 지친 모습만이 남아 있다.

진실로 애석한 일이다.

무거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부석면으로 들어서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앙상한 뼈만 남은 비닐하우스, 그래도 다행이다  어느곳은 비닐하우스철재가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뒤틀려 다시 짖지 않으면 않되게 된 것도 많았다.

인삼밭은 어떤가 차광시설이 날러가 쓰러지고 망가져 인삼재배가 일장춘몽이 되어 버렷다.

 

 

 

 

 

 

 

 

 

 

 

다원에 가고자 평소와 같이 지산리로 들어가는 데 포클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기사가 작업을 중단하고 내 차를 통과시켜 주려니 하고 기다리었는데 시간이 너무 길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나무가 쓰러져 일반 승용차보다 좀 높은 차량은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할 수 없이 차를 백하여 다른 길로 돌아 가지 않으면 않되었다.  다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노송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은 나의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넘어지고 부러지고 찢어지고 참으로 비참하였다. 그 늠름하고 당당하던 긜고 그 품위있는 아름다움을 과시하던 붉은 색의 노송들이 이렇게 무참히 쓰러져 생을 마감하다니, 지금 보기에는 현상만 볼 수 있다지만 이 이면에는 태풍과 맞 싸워가면서 온 힘을 다 소진한 노송들의 마지막 모습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생각하여 보니 가슴이 아프다. 대자연의 힘에 노송들의 힘은 이렇게 보잘 것 없는 것인가?

 

 

 입구로 들어가는 길옆의 큰 노송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름드리 몸통이 뒤틀려 허연 속살을 드러내면서 뿌리가 일부 뽑히면서 쓰러져 있는 모습, 이러한 모습들이 생명을 가진 것들의 비참한 모습인가!

 들깨가 이쁘게 자라서 이번 추석후에 수확하여 고소하고 맛있는 기름을 먹어보려는 꿈도 산산히 부서져 버렸다. 강품에 잎이 마르고 부러저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이었다.  

 컨테이너박스도 50cm 정도 태풍에 밀려가 버렸다. 주변에는 물이 질퍽거리고 

 녹차열매는 50% 정도가 땅에 떨어져 있어 마음이 착잡하고, 더우기 가슴아픈 일은 지난해에 심어 잘 자라고 있는 매실나무가 바람에 쓰러지고 꺽어지고 하였으며 남은 것 조차 뿌리를 드러내며 쓰러져 있다.

녹차를 심은 후로 네물차에 해당하는 녹차를 덖어보려는 소박한 꿈도 날라가 버렸다. 녹차나무기지  끝에 나있는 부드러운 녹차잎들이 강풍에 말라버린 것이 대부분이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