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think)

선운사의 겨울

운학처사 2009. 1. 8. 18:13

 

 

 

홍시의 일생

도솔산 자락이 물들 때
선운사 늙은 감나무
감도 단풍이 들더라

단풍잎 떨어질 때
감잎 떨어지고
붉은 감만 남아
지나가는 까막까치를
유혹하는구나
 
찬서리 찬바람에
붉은 색이
더 붉어져
홍시로 변하니
오고 가는 길손
시선을 끌더라

북풍한설에
검붉어져
흉하게 변하더니
떨어져
추한 속살을 드러내고
몰골 흉하니
가고 오는 길손
발길을 어렵게 하는구나

하늘을 벗삼아
다들 쳐다보는
홍시로 자만하더니
세월의 흐름속에
일장춘몽이 되었도다
한번 경험하면
알만도 한데
매년 반복되더라





선운사의 겨울
 
도솔산 자락을
물들이던 단풍
꿈이었던 가
벌거벗은 나무
동장군에 떨고 있구나
백설로 만든
이불을 덮으면
좀 나을런가

암자가는 길가
소호에 그려진 산수화(山樹畵)
얇은 얼음이불 덮으니
화려한 추억속에서
잠을 자는가
몸과 마음이 얼어선가
움직임이 없구나

삼계(三季)동안
찰라도 쉬지 못한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얼음이불 거두어질 때
그림을 그리고
참선에 들어간 스님
다음 생을
준비하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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