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think)

연부인의 사랑(총)

운학처사 2009. 1. 9. 14:09

 

 
연부인의 사랑

우아한 자태 그윽한 향기 
부인의 젖무덤 같은 연자육
숫처녀의 유두 같은 연자실
수많은 수술들이 여왕으로 모시고
아침마다 중매쟁이 들락거리니
머지않아 경사 있으리

만물이 숨을 죽이고
휘영청 밝은 달은
얼굴을 구름에 가릴울 때
연부인 집 방마다
아기 울음소리 진동하니
생명의 소리 희망의 소리라

아기 웃음소리 가득할 때 
자란 모습 연부인 유두만 하더라
찬이슬 찬바람에
자식 걱정으로 잠 못 이루니
다 자란 자식들
눈물로 이별을 고하더라

자식들 떠나 뒤
텅 빈 방들을 둘러보니
더욱 쓸쓸해
거울에 비추인 모습
옛날 모습 간 데 없으니
먼저 간 님 생각에
얼굴빛이 어두워 지더라
 


 
연잎(1)
소호에 해가 자주 오니
어린 아기 고운 주먹이 올라와
쥔 손을 펴 보인다
모양은 둥글고
잎맥은 중앙으로
모두 모였으니
바로 연잎이라

부드러움은
만물 중에 으뜸이라
그 성품 청아하여
한 방울의 오물도
머물지 못하고 떠나니
우아하고 청결한 자태는
달빛에 멋을 더 하더라

항상 물과 벗하니
청탁을 가리지 아니하고
깊이를 가리지 아니하며
항상 물 위에 있으니
그 오묘한 조화를 안다면
우리 인생살이도
훈훈한 멋을 더 하리라 

 
연꽃봉오리(2)

무더운 여름에도
물을 벗으로 둔 덕에
햇볕을 마다 아니하고
노력한 보람 있어
사랑방 솥 뚜껑만하구나
소나기에 
연잎 쓰고 있는
연인들 
정을 더욱 깊게 하리라

마음 줌이 적으니
아니 보이던 꽃봉오리
갑자기 솟아오른 것 같더라
귀엽고 신기한 모습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연약한 꽃봉오리
모진 비바람 칠 때
연잎이 보호하리니
무슨 걱정 있으리오

봉오리 자라
다른 색 다른 모습
껍질사이로 내어 비칠 때
희망으로 가득차
터질 듯 하구나
봉오리에 맺힌 옥구슬이
아침 햇살에 영롱하니
어제 보았다
오늘 마다할 사람 없으리

진정한 미는
희망의 미란 것을
우물안 개구리는 가련하지만
연잎 위 개구리
희망과 생명의 조화로다
우물 안 생명이여
하늘이 
얼마나 넓은지를 알아야 하리

 
연꽃(3)

칠팔월에 
봉오리 가슴열어
고운 옷 내어 보이니
멀리 보면
소복한 
부인 같기도 하고
분홍 옷 곱게 입은
새색시 같기도 하니
고운님 고운 옷 입고
고운 바람에
고운 춤을 추는 구나

가까이 보면
순수하고 온화하여
화려한 미는 적지만
멀리 보면
운치있는 멋이
주위를 압도하니
그 이유는
가까이 하기를 거부함이리라.

아침이슬 머금은 
고아하고 향기 그윽하니
한 낮에 객이 드물더라
밤사이에 꿀을 만들어
아침에 분비하니
벌 나비만이 귀객이로다
연꽃 머무는 곳에
탁한 물 없나니
그 곳에
연꽃을 심어봄이 어떠하리


 
연부인(4)

우아한 자태 그윽한 향기 
부인의 젖무덤 같은 연자육
숫처녀의 유두 같은 연자실
수많은 수술들이 여왕으로 모시니
아침마다 중매쟁이 들락거리니
머지않아 경사 있으리

만물이 숨을 죽이고
휘영청 밝은 달은
얼굴을 구름에 가릴 때
연부인 집 방마다
아기 울음소리 진동하니
생명의 소리 희망의 소리라

아기 웃음소리 가득하니
아기 모습 연부인 유두만 하더라
찬이슬 내리고 찬바람 불어
자식 걱정으로 밤잠 못 이룰 때
다 자란 자식들
눈물로 이별을 고하고 떠나더라

연부인 자식들 떠나 뒤
텅 빈 방들을 둘러보니
더욱 쓸쓸해
거울에 비추인 모습
옛날 모습 간 데 없으니
먼저 간 님 생각에
얼굴빛이 어두워 지더라

 
풀잎에 맺힌 이슬(5)

아침 이슬은
햇살에 말라버리고
저녁 이슬은
달빛에 반짝이며
점점 살이 쪄가는구나
아침 이슬은 생명의 고갈을
저녁 이슬은 생명의 충만함을
생각하게 하는 고녀

산고에 시달리는 며느리에게
이슬을 털어 모아 주니
한사람은 생명의 햇살을
한 사람은 생명의 달빛을 보았다니
아침이슬이냐 
저녁이슬이냐가 문제로다
초로 같은 인생
어떤 초로로 살 것인가를
생각하여 봄이 좋지 아니 하리오

아침이슬이나 저녁이슬이나
반짝임은 다 같도다
아침 이슬은
풀잎을 마르지 않도록 희생하고
저녁이슬은 
자신은 점점 커지나
풀잎을 적시어
숨을 못 쉬게 하고
끝에 매달려 무겁게 하다가
결국에는 땅에 떨어지고 말더라

아침이슬은 
희생한 보람 있어
하늘의 구름을 벗하면서
유유자적하고
저녁이슬은 
자신의 욕심만 채우다가
땅에 떨어져
나무뿌리에 걸리고
바위에 부딛치며
동가식서가숙 한다니
어찌 남의 얘기라 하리오


연뿌리(6)

물 밑 흙속에 은거하여도
세상사 손금 보는 듯 하는구나
잎에 있는 수많은 기공
줄기에 있는 기다란 기관
뿌리에 거대한 통로
이들을 통해 보고 듣고 숨 쉬고 하나니

 
3계 동안 노력한 보람으로
물밑 흙속에
여인의 고운 다리와 같은 
뽀얀 몸을 마디마디 숨기니
이를 연근이라 칭하더라
물위의 연꽃과 연잎을 보고
연을 다 보았다 하지 말아라

몸은 물아래 흙속에 있어도
중생들의 고단한 삶에 관심 많아
칠팔월 무더위에 꽃피워 위로하니
연심이 자비로다
흙속에 있어도 물들지 아니하고
더러운 물속에서도 물을 정화하니
우리도 연을 바로 볼 수 있어야 하리 



연과 물같은 벗(7)

우리 인생살이에도
연과 물 같은 사이의
벗이 있다면
그 인생은 행복하리라

반평생을 좋은 친구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해도
진정한 친구를 찾기만 하였다면
인간사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으리

삶이란 
자기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친구와 같이 걸어간다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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